애봇 초등학교 - 디즈니 플러스 강력 추천 시트콤 줄거리, 리뷰

애봇 초등학교 — 웃기고 황당하고, 근데 또 현실 같은 교실 이야기

에봇 초등학교
에봇 초등학교 
요즘 가볍게 볼 드라마 찾다가 애벗 초등학교(Abbott Elementary)를 보기 시작했는데요, 의외로 푹 빠져버렸습니다. 사실 처음엔 ‘교사들이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동물’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런 인물도 있긴 합니다. 주인공 재닌은 언제나 열정으로 가득 차 있고, 교실을 더 나은 공간으로 바꾸겠다고 혼자 동분서주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나머지 교사들은 그렇게까지 열정적이지 않다는 것 입니다. 그냥 매일 수업하고, 투덜대고, 크게 기대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요. 바로 그 현실적인 태도에서 이 드라마의 웃음이 나옵니다.

이 학교, 정상적인 사람은 재닌 하나뿐입니다

애봇 초등학교 교사들
에봇초등학교 교사들
시즌 1의 첫 화, 이른바 ‘러그 사건’이 이 드라마를 잘 보여줍니다. 교실 깔개에 한 아이가 오줌을 싸자, 재닌은 새 러그를 구해야 한다며 발을 동동 굴립니다.  하지만 학교엔 그런 걸 사줄 돈이 없습니다. 컴퓨터는 고장이고, 교과서는 낡았고, 시청은 예산이 없다며 모르쇠입니다. 재닌이 동료 교사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수십 년 차 교사 바바라는 “이런 건 안 바뀐다”고 잘라 말하고, 멜리사는 “필요한 건 다 구해올 수 있다”며 수상쩍은 웃음을 짓습니다. 결국 멜리사가 어딘가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 로고가 찍힌 러그 몇 장을 몰래 구해오고, 아이들이 새 러그 위에 앉아 환호하는 걸 보며 재닌은 눈시울을 붉힙니다. 이 학교에서 뭔가를 바꾸려는 건, 러그 하나 바꾸는 일만큼이나 힘든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교장은 협박으로, 그레고리는 평교사로…

이 학교의 교장 아바 콜먼은 사실 교장 자격도 능력도 없습니다. 원래는 진지하고 성실한 그레고리 에디가 교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아바가 장학사의 불륜을 목격한 뒤 협박해 교장직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그레고리는 처음엔 분노하지만, 결국 평교사로 남아 아이들과 지내기로 합니다. 

아바, 의외로 댄스에 진심인 교장

에봇 초등학교 교사들
아바는 평소 학교 일엔 관심이 없어 보이고, 늘 장난스럽게 행동합니다.그런데 의외로 아이들한테 댄스를 가르칠 때만큼은 누구보다 열정적입니다. 화려한 동작과 무대 매너까지 가르치며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습니다. 교장실에서는 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사람이,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바뀌는 장면이 아주 웃기면서도 매력적입니다.

SNS 영상으로 필요한 물건을 받아내는 법

오른쪽이 교장 아바
오른쪽이 교장 아바
또 한 번은 학교에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 생활을 과장되게 꾸민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합니다. 영상은 금세 화제가 되었고, 기부가 몰리면서 학교에 필요한 물건들이 들어옵니다. 아바는 ‘결과가 중요하다’며 뿌듯해하고, 재닌은 기뻐하면서도 어딘가 씁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 장면은 아바 특유의 요령과 허술함이 동시에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바바라의 딸과 재닌의 미묘한 경쟁심

재닌은 바바라를 직장의 엄마처럼 따릅니다. 바바라가 해주는 말 한마디에 기뻐하고, 함께 점심을 먹고, 모녀 같은 관계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바바라의 딸이 찾아옵니다. 그녀는 뉴욕에서 일하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바바라와 자연스럽고 다정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재닌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바바라의 애정을 빼앗길까 봐 은근히 경쟁심을 느낍니다. 

솔직한 후기 — 웃기고 짠하고, 그래서 더 진짜 같다

애봇 초등학교는 처음엔 그냥 웃기지만, 보다 보면 묘하게 진짜 같습니다.
이 드라마는 교사들을 영웅처럼 그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이상적인 열정을 잃고, 그냥 하루하루 수업을 이어갈 뿐입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재닌처럼 이상을 좇는 사람도 있고, 바바라처럼 체념한 사람도 있고,
멜리사처럼 요령껏 사는 사람도 있고, 아바처럼 아예 관심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학교엔 특별한 기적은 없지만, 각자 자리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처럼 보입니다.

가볍게 웃고 싶을 때 보기 좋고, 다 보고 나면 은근히 마음이 짠해지는 시리즈라서 강력 추천 드립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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