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드 '외교관' 시즌 1 리뷰
넷플릭스 영드 <외교관(The Diplomat)> 시즌 1 리뷰
정치 스릴러의 긴장감과 인간 드라마의 감정선을 동시에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외교관(The Diplomat)'은 2023년 공개 이후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홈랜드'로 유명한 제작자 데보라 칸이 참여했습니다.
외교관의 갑작스러운 임명
케이트 와일러는 중동과 페르시아 지역 전문 외교관으로, 원래는 아프가니스탄 파견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 항공모함 HMS 커레이저스호에서 폭발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오자, 백악관은 케이트를 급히 영국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합니다. 영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지만, 케이트는 “이란이 이런 방식으로 움직이진 않는다”라는 판단으로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며 부임 첫날부터 외교적 줄타기를 시작합니다.
부부의 균열,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케이트의 남편 할 와일러는 오랫동안 ‘스타 외교관’으로 불렸지만 이번에는 공식 직책 없이 아내의 동반자 신세가 됩니다. 어떤 회의에서는 케이트 대신 나서 발언하려다 주변의 눈총을 사고, 케이트가 “내가 대사야. 이제는 내가 책임져.”라고 선을 긋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균열이 선명해지는 동시에, 케이트는 영국 외무장관 오스틴 데니슨과의 협력 속에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겪습니다.
군함 폭발 사건의 진실
시즌 1의 핵심은 HMS 커레이저스호 폭발의 배후를 추적하는 일입니다. 초기에는 이란이 의심받지만 곧 러시아 용병 로만 렌코프의 이름이 떠오르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케이트와 데니슨은 프랑스 측과 렌코프 체포 작전을 협의하지만, 영국이 체포가 아닌 제거를 검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케이트는 “렌코프가 죽으면 이득을 보는 건 그를 고용한 쪽뿐”이라며, 배후가 영국 내부, 특히 총리 니콜 트로브리지일 수 있음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폭발적인 결말
결말부에서 케이트와 데니슨이 파리에서 퍼즐을 맞춰 가는 동안, 런던에서는 할이 국회의원과의 비밀 회동을 준비합니다. 그 순간 차량 폭발이 일어나며 화면이 암전되고 시즌 1은 종료됩니다. 누가 살아남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채 막을 내려, 시즌 2로 이어지는 강력한 클리프행어를 남깁니다.
개인적인 감상
(1) 현실적인 외교 드라마의 무게
'외교관'은 각국 정부의 이해관계와 지도자들의 계산이 주인공의 선택을 압박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영국 총리가 “누군가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하는 장면은 권력의 논리가 얼마나 냉혹한지를 드러내며, 케이트의 외교적 판단이 어떤 대가를 요구받는지 실감케 합니다.
(2) 중반부의 반복감, 그러나 후반의 회수
중반부에는 조사와 브리핑이 반복되며 다소 늘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회의실 중심의 장면들이 이어져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음모의 전모가 드러나며 다시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프랑스에서의 협상과 ‘제거’ 계획이 암시되는 대목은 이야기의 방향을 단숨에 뒤틀어 흥미를 회복시킵니다.
(3) 케이트 와일러의 당당함
가장 인상적인 건 케이트라는 인물의 성장입니다.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외교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필요할 때는 대통령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내가 대사다”라는 선언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시즌 1 전체를 관통하는 캐릭터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마무리
<외교관> 시즌 1은 국제 정치의 냉혹함과 개인적 선택의 무게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긴장감을 빚어내는 작품입니다. 폭발 장면으로 끝나는 결말은 시즌 2에 대한 궁금증을 극대화하고, 케이트가 어떤 외교적·개인적 결단을 내릴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정치 스릴러와 인간 드라마의 조합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